자소서와 면접 준비는 한번에 다루는게 더 효율적일 거 같아서 이번에 다룬다.

이전에도 언급했듯 상당수의 기업체들이 면접전형에서 자소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취준기간에 접했던 회사 중에서

수협중앙회 1차, GIST, 우리은행 최종면접 에서 지원자들의 자소서가 아예 책으로 인쇄되어서 면접관들 책상위에 올라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광주은행은 1차와 2차 모두 자소서를 전혀 활용하지 않았고, 우리은행은 1차 면접은 구조화 면접이라 자소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미리 안내했었다.


자소서와 면접전형 두가지 모두에서 중요한 것은 말을 두괄식으로 풀어내는 습관인 것 같다.

글쓴이도 이게 잘 안되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요즘 첨삭강의들이나 자소서특강들에서 강조하는 소제목 보다는 기본적으로 첫문장 하나만으로도 자소서 문항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도록 이를 계속 고쳐써나가는게 중요한 것 같다. 인사팀 출신 면접강사들의 특강이나 현직자들의 인터뷰에서도 상당수 서류전형에서 발췌독을 한다거나 첫문장만 읽어보고 합불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물리적으로 그 많은 서류를 다 읽어볼 수 는 없다.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서 오탈자가 많은 수준이하의 지원자부터 걸러내고, 블라인드 전형이 아니라면 여기에 추가적으로 스펙 등 정량적인 부분으로 또 한번 필터링을 한 다음에 컷트라인 위아래에 있는 소수의 지원자들의 자소서가 서류에서 평가대상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취준생 사이에선 많이 퍼져있고 어느정도 납득이 가능한 것 같다.


면접전형에서도 두괄식 답변은 큰 도움이 된다. 실무진면접은 상대적으로 끝까지 인내를 가지고 지원자의 발언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지만 임원면접의 경우 전형자체의 분위기가 말이 조금만 길어지면 가차없이 끊어버리고 다른 지원자에게 기회를 줘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물론 멘트 자체는 "시간 관계상..."이라거나 "형평성 문제로 배정된 시간을 다 사용하셔서..."라고 언급되지만 분위기는 냉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가급적 면접관의 인내심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처음 뱉는 문장에 면접관이 원하는 답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준 문장을 말하고 분위기를 봐가면서 완급을 조절해 보조적으로 근거나 예시를 들어가는게 어떤 경우에든 유리하다. 면접관이 흥미가 생기면 아예 답변을 완료해도 구체적인 부분을 추가질문으로 더 주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자소서는 면접에서 본인이 유리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서 작성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면접을 다니면서 다른 지원자들에게 면접관이 한 질문중에


수협같은 경우는 취미/특기 란이 있었는데 한 지원자가 거기에 인터넷쇼핑을 적어서 그에 대한 질문을 하게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수협같은 경우 자체적인 수협쇼핑이 있지만 이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만큼 이를 이용해 관련 부분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좋은 방향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 지원자는 정말 취미가 인터넷쇼핑이라 해당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었다.


금융권 같은 경우 아무래도 다른 경험에서 상대하기 어려웠던 블랙컨슈머들을 대응했던 경험이라던가 조직 내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문제해결 역량이라거나 어려운 개념을 다른 이들에게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었던 경험같은 것을 자소서에 녹여내는게 관련 질문을 유도하는데 유리한 것 같다.


반면에 다른이의 경험을 가져와서 자신의 경험처럼 활용하는 지원자들도 있는 것 같은데 본인이 정말 관련 경험이 없고 해당 부분을 본인이 직접 겪은 것처럼 빙의해서 이야기를 줄줄 할 자신이 없다면 조심해야할 것 같다. 면접은 두 거짓말쟁이들 간의 말싸움이라는 비유를 어디선가 들었던거 같은데 면접관은 본인의 의중을 숨긴 질문을 던지고, 지원자는 본인을 최대한 과장해서 답변하고 이게 계속 반복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맞는 비유인거 같다.


하지만, 이를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경험과 역량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주요 기업들의 서류를 하나하나 지원해보던지, 아니면 시중에 자소서 관련해서 정리가 되어있는 교재를 구입해서 본인의 일생을 여러문항들에 대입해서 정리해가는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모든 기업체에 아예 새로 자소서를 쓰는 것은 시간과 열정의 낭비지만, 그렇다고 대충 문항이 비슷하다고 한 기업에 냈던 자소서를 살짝 고쳐서 다시 내는 것은 A기업에 B기업 이름이 명시된 자소서를 넣는 실수까지는 아니더라도 B기업의 인재상과 비전에 맞춘 자소서가 A기업을 통과하는게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면접강사들이 제공하는 워크시트를 구해서 채워보는게 추후에 자소서나 역량면접을 준비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굳이 강의를 돈내고 듣지 않더라고 면접스터디를 다니다보면 다른 스터디원들이 떠도는 자료를 건네주는 경우도 있고 취준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다보면 취준생들이 직접 만든 워크시트들도 구할 수 있으니 처음 경험이나 역량을 정리해본다면 이런걸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쓴이는 직접 만들어봤는데

직무나 산업별로 필요한 핵심가치나 역량을 나열해보고 거기에 맞는 예상 질문을 만들고 이를 1) 경험을 3문장 이내로 요약하는 연습, 2) 이 경험에서의 본인의 기여포인트, 3) 해당 경험의 성공/실패 원인 분석, 4) 이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준비해온 과정, 그리고 5)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 등 5가지 사안을 하나하나 정리해나갔었다.


가령 은행의 경우

문제해결 대인관계 윤리의식 고객지향 자기계발 등 5가지 역량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여기에 맞는 경험과 역량을 내가 만든 워크시트에 맞춰서 가상의 상황, 실제 경험 모두에 대입해서 정리를 해두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해 면접에 대응했더니 이를 하지 않고 응시했던 서류전형에 비해서 면접전형에서의 결과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이런 준비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면접이 닥쳐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역전 기회는 있다.

바로 1분 자기소개와 마지막 발언 시간이다.


사실 이것 자체만으로는 당락을 뒤바꾸기는 어렵다고 본다. 대부분 제로베이스 면접이라고 해도 동점자의 경우는 이전 전형의 평가기록을 반영해서 당락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류전형은 수준이하의 지원자를 떨어뜨리기 위한 전형인데 반해서, 면접전형의 경우 이전 전형을 통과한 실력을 감안해서 이 중 누구라고 좋은데 그 중에서 특히 우리회사와 맞는 지원자를 골라내는 전형의 성격이 강하다. 임원면접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고...


하지만 1분 자기소개에서 면접 전형 전체의 분위기를 내 페이스로 가져오고, 전체 면접 중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으면 이를 만회할 기회로 마지막 발언을 활용하면 분명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분 자기소개를 통해서 인성면접 중 면접관이 나에게 물어볼 질문을 유도하고 면접관이 여기에 호응해준다면 나에게 유리한 전장에서 싸울 수 있게된다. 혹 자소서 자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여기에 새로 제시를 하는 것도 전체 자소서의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괜찮을 것 같다.


위에서 정리했듯 기업의 핵심가치나 인재상에 어울리는 자신만의 성공경험이나 역량을 간단히 요약하고, 자신의 기여포인트, 역량, 준비 정도, 그리고 이를 회사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지를 주어진 시간안에 요약해서 정리하면 이게 궁금한 면접관은 이를 더 상세하게 물어볼 것이고, 아님 못믿겠다 생각해서 검증을 위한 꼬리질문이 들어올 수도 있으나 어떤 경우에든 본인이 준비한 부분이라면 대답 또한 준비되어 있을테니 쉽게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뭔가 원론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갔는데 내일은 좀더 이를 구체화해서 글쓴이가 면접전형을 준비했던 과정과 도움받았던 사이트 등을 정리해볼 예정이다.


p.s. 광주은행 1차 면접 중에 다른 지원자에게 광주은행의 점포 숫자를 물어보는 질문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어서 우리은행을 준비할 때는 내가 배치될 점포의 숫자를 일일히 확인해보고 해외 네트워크 갯수까지 외워서 들어갔는데 사실 이런 질문을 하는 면접관의 의도는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지원자의 멘탈이 얼마나 튼튼한지, 대응을 어떻게 하는지를 보려한 것 같다는 것을 모든 취준이 끝나고 나서 깨달을 수 있었다. 취준이라는 숲 속에서는 시야가 좁아져서 원하는 것을 잘 보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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